김대복 한의학 박사

[민주신문=홍의석 기자] 입냄새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후비루(喉鼻漏)다. 한자로 뜻을 풀이하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콧물이다. 후(喉)는 목구멍이고, 비루(鼻漏)는 병적인 배출물이다. 의학적으로는 부비동과 코에서 생성된 점액인 콧물이 목으로 지속적으로 넘어가는 증상이다. 코의 비갑개와 전두동, 접형동, 아데노이드, 구강인두 등에서 만들어진 다량의 점액질은 목으로 넘어가며 인후두를 자극하거나 고인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하루에 1리터 이상의 콧물이 만들어진다. 콧물은 코 뒤로 넘어가는데, 기화가 돼 크게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콧물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되면 목으로 넘어가는 양이 크게 많아지고, 인후두 자극이 심해진다. 목에 고인 콧물은 단백질로 세균의 먹이가 된다. 인체는 코와 가래를 분해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입마름, 인후통, 호흡 부담, 악취가 발생한다.

후비루는 다른 질환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대표적인 게 감기, 알레르기 비염, 만성비염, 역류성후두염, 역류성식도염, 부비동염이다. 알레르기와 혈관운동성 비염이 있거나 찬 공기에의 노출이 잦으면 비강점막 부종 발생과 함께 맑은 콧물이 증가한다. 부비동염이 있거나 건조한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짙은 점액성 콧물 가능성이 높다. 위산 역류는 목의 이물감을 증대시킨다.

후비루는 유사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실제로 후비루 진단을 받았으나 매핵기, 위산역류로 인한 염증, 비염 등인 경우도 있다. 또 후비루임에도 불구하고 만성 감기나 비염으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다. 또 일부 환자는 스스로 목감기로 인식하고 시간을 끌다 악화돼 병원에 오는 예도 있다. 후비루 진단 기준 중 하나는 코와 목 사이의 인두 부위에 콧물과 가래가 고여 있는가 여부다.

치료는 원인 질환과 환경, 체질을 고려해야 한다. 코는 폐와 밀접하고, 면역의 관문이다. 위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폐, 비, 신 등 장기의 기능 강화와 면역력 증진 치료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담적을 다스리고, 코 안의 염증 제거 처방도 필요하다.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의 선행질환이 있는 경우와 선행질환이 없는 경우는 쓰이는 약재가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후비루를 여느 질환과 명확하게 구분한다. 그러나 여전히 후비루는 유사질환과 구분이 쉽지 않다. 따라서 입냄새와 후비루의 치료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